▲ (사)한국JC 제45대 중앙회장: 홍 성 태
작금 우리 정치판을 바라보면 매우 수준 낮은 바둑판을 비유해도 무방할 정도로 치졸하다.

한마디로 조잡하고 유치하기 그지없다.

정치판이 멋있다. 존경스럽다는 생각은 아예 들지 않을 정도로 개판이다.

촛불혁명이라는 거대한 명분으로 국정농단을 했다는 박근혜 정권을 탄핵으로 퇴출시키고 들어 선 문재인 정부가 최근에는 독주를 지나 폭주를 하는 듯 무소불휘의 행각을 하는 것 같다.

이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재판이후 민주당의 사법부에 대한 격렬한 반응이 명확한 반증이다고 본다.

나라 구석구석을 지나쳐 보는 것이 하나도 없이 이 잡듯 뒤지면서 새로운 적폐를 만드는 듯하다.

세상만사가 균형이 적당해 조화가 맞아야 하는데, 요사이 우리 정치판은 진보 쪽으로 너무 기울어져 당장은 어찌할 수 없는 듯하다. 보수가 제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다. 근래 자유한국당을 대표할 자가 없어서 나무 접을 하듯 다른 곳에 있던 분을 비대위원장으로 빌려올 정도이니 보수의 초라하고 비참한 현실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듯하다.

문득 지난 세계사의 교훈이 떠오른다.

인류역사상 무려 150년을 넘게 세계 반 정도의 넓은 영토를 정복했던 징기즈 칸과 우리를 침략했던 일제 36년의 비교다. 우리에게 가장 악랄한 방법을 동원해 만사를 통제한 일제는 얼마 가지 못했고, 징기즈 칸은 오랜 세월 세계 지배가 가능했던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다양성을 인정한 표용성과 개방성을 내세운 통치철학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판 진보나 보수 모두 이 부분을 눈여겨봐야 하며, 특히 최근 국정농단이라는 불명예로 정권을 퇴출당했던 보수진영 정치권은 더더욱 뼈저린 성찰의 해법을 여기서 찾아야 한다.

보수의 가장 소중한 정치철학은 자기희생을 바탕으로 솔선수범하는 포용과 개방의 리더십이다. 그러나 우리 보수의 그간 행태는 기득권을 최대한 누리면서 변화와 혁신을 싫어하는 틀에 박힌 고정관념과 배타성, 그래서 고인 물이 썩 듯이 쉽게 부패하는 보수 생태계를 오랜 세월 안주하였다. 세상이 무엇을 갈구하는지 모르는 체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 지울 수 없는 역할을 한 세력이 군사 독재정권의 잔재와 법조계 출신들의 요직 향유였다.

한창 심할 때 보수당 쪽 국회의원 중 40% 가까이 법조계 출신이었다. 21C는 법조인의 시대가 아니다. 우리 보수 성향의 당 개혁은 법조인 출신의 지양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 보수 정치권의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과오가 있다. 인재등용 내지 인재를 키우는데 소홀했다. 보수일수록 여러 다양한 개방성으로 많은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국가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인재를 제공해야 한다. 그게 노블리스 오블리주다. 그런데 우리 보수는 그렇지 못했고, 기득권에 안주한 정치지도자들은 오히려 커가는 인재에 관심이 없었다. 보수진영이 어려움을 겪는 것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고, 자유한국당 작금의 위기도 여기에 있다.

진정한 지도자의 가장 큰 임무와 역할은 뛰어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다. 근래 우리 정치판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DJ는 당시 호남출신 대권 예비주자가 있었음에도 노무현대통령을 선택하다시피 했고, 노무현대통령은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을 정치권 밖에서 등용했으며, 이장출신 K를 장관으로 등용했을 뿐 아니라 참모들을 도지사급 이상으로 발전시키는 등 인재 등용에 신경을 써서 오늘날 차기 대권 주자가 많은 민주당의 근간을 이루게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어떠했는가? YS는 김현철 아들과 외환위기로 정권을 내주었고, MB는 형님인 영일도령이 설쳤고, 박근혜대통령은 주변에는 법조인 출신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참모와 최순실이 있었을 뿐이다. 인재 등용에 무심했다.

더 구체적으로 2월 27 전대를 앞둔 자유한국당의 현실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전대에 출마하는 당대표 후보군 면면을 보면 기가 찬다. 아직 다음 대선이 3년 가까이 남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려는지 마치 대선 예비후보 선발전 같다.

A씨 경우 국회의원을 단 하루도 안한 사람이 아무리 특정 정권에서 임명직 요직을 했어도 선출직 경력과는 다른데 당 대표를 한다고 떠들고 있다.(최근 매스컴과 언론에서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군 여론조사에서 A가 1위로 나오는데, 설령 그렇더라도 이는 문제가 많다. 매스컴과 언론의 생리에-눈에 보이지 않게 집권세력의 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상식이고, 그렇다면 3년 후 대권에서 집권세력 (민주당)입장에서는 상대하기 좋은 야당후보가 되길 바랄 텐데-가장 적합한 인물이 A가 아닌가 싶어서 자신들도 모르게 그렇게 해 줄 수 있다).

A가 당대표 이후 대통령을 하고 싶다면 먼저 내년 국회의원 선거부터 출발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만약 A가 2월 27일 전대에서 당대표가 된다면 (집권당인 민주당이 상대하기 가장 좋은 후보여서)3년 후 민주당의 재집권은 확실하다(단 지난 시절 YS때의 외환 위기나 박근혜 정권 때 국정농단 같은 큰 정치적 사건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B씨 경우도 기가 찬다. 본인 스스로가 국민 1천만에 가까운 선거구에 당선된 그 엄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셀프 낙마’를 자초하고 자기가 소속된 당의 묵시적 침체의 단초를 제공했다. 무슨 명분으로 당 대표를 하겠다는 건지? B경우 지난 시절 선출되었던 그 자리에 잘 있었다면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선거를 했을 수도 있었다.

C씨 경우는 참 안타깝다. 어쩌면 C 경우만큼 당에 혜택을 받은 당원이 없을 정도다. 이미 수년전 당대표, 도지사, 대선후보도 했다. 그러면서 나설 때 안 나설 때 가리질 않는 싸움닭 같아 품위도 위엄도 없다. 2월 27 전대에 또 출마한다니 안타깝다. C의 훗날이 걱정된다..

위 주요 후보군을 살펴보았듯이 이래서 자유한국당의 리더십 부족현상은 좀 더 세월이 지속될 것이다. 이는 야당이라는 시대적 환경과 맞물려 눈에 보이지 않는 여권 세력 힘에 의해 더욱 그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위 주요 세 후보(앞서 지적했듯이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고정관념의 틀이 강한 성향의 소유자들이다) 이외 여타 후보 중 자유한국당을 잘 관리하고 다음 대선에서 충분한 야당으로서 역할을 지휘할 인물이 확실히 있다. 틀림없이 자유한국당 당원과 국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잘 찾아 낼 것이다.

이번 2월 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는 매우 중요하다. 야당의 재정립을 지나 한국정치 보수의 재건 내지 대 전환점을 맞이한다는 역사적인 날이어야 한다. 즉 한국정치 시대 과제를 바로 세우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2월27일 전당대회 때는 무엇보다

첫째, 자유한국당을 과감히 정비할 ‘추진력 있는 관리형 당대표’를 선출하라. 2·27 전대는 차기 대선의 각축장이 분명 아니다. 각 계파는 기득권을 벼려라! 그리고 각 계파는 특정 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또 돌이킬 수 없는 더 큰 위기를 자초한다. 진정 보수를 바로 세운다는 생각만 하라!

둘째, 2020 총선을 대비하면서 가시적으로 당 정비 차원에서 각 계파 원로, 기타 정리해야 할 정치인(부류)을 위한 정계 은퇴식을 전대를 기점으로 거창하게 해주길 바란다.

셋째, 모든 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범 보수(중도보수)를 아우르는 개방성, 다양성, 포용성 있는 실천적 가치관과 야권을 통합하여 전대를 전후하여 ‘국민통합’을 도출하는 선포식을 거행하길 바란다.

문득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제의가 생각난다. ‘차기 대선주자로 오르내리는 후보들과 자신은 이번 전대에 나가지 말자’라고 한 말 말이다. 이것이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자유한국당을 맡고 가장 유일하게 잘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만사가 기본이 중요하다. 보수 정치철학의, 진보 정치철학의 근본이 무엇인지 알면 해결은 간단하다. 우리 보수세력의 가장 큰 단점은 너무 쉽게 부패하고 고정관념의 기득권을 향유하며 자기희생은 하지 않는 것이며, 우리 진보세력의 가장 큰 단점은 극단적인 편 가르기 분파주의와 미약한 도덕성이다.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려면 보다 개방적인 다양성을 갖춘 인재가,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려면 도덕적이며 포용력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기둥이 무너지면 집은 붕괴된다.

오는 2월 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범 보수의 기둥과 기초를 세우는 행사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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